책 소개
그때 그 시절, 귀여웠던 우리를 찾아 떠나는 새콤달콤한 추억 여행
그때 그 시절, 우리는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사 와 살뜰히 모이를 챙겨 주고, 혹시나 학교에 간 사이에 병아리가 죽지는 않았을까 마음 졸였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에 유난스레 정성을 쏟았지만 정작 엄마가 매일매일 풀라고 했던 학습지는 뭐가 그리 싫었기에 곳곳에 숨기기 바빴는지. 그러고 보니 우리는 그때 그 시절 꽤 귀여웠던 게 분명하다.
『우리는 원래 더 귀여웠다』는 어느새 ‘어른’이라는 말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를 귀엽고 순수했던 그 시절로 떠나게 한다. 작가는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 그 시절 유행했던 각종 아이템은 물론이고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경험했던 일들을 귀엽고 사랑스러운 4컷 만화에 담았다. 그리고 여기에 짧은 글을 더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매개로 ‘나, 잘 살고 있는 건가?’라는 물음에 대한 어른이 된 자신의 진솔한 생각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잊고 살았던 작고 소중한 기억을 향해 기분 좋은 추억 여행을 떠나게 하는 동시에, 자신과 동시대를 살아온 청춘들에게 따스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자꾸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어린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에 대한 기억이다. 오직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사 먹던 포켓몬스터 빵, 하루에도 몇 번씩 치우던 다마고치 똥, 돌돌 말아 쏙 뽑아 먹던 아폴로를 비롯한 불량식품들. 신나게 불어 대던 본드 풍선, 방방 뛰며 좋아했던 방방, 주말 아침 알람 역할을 했던 디즈니 만화 동산, 작은 디스켓 속에 펼쳐진 고인돌, 너구리 같은 고전 게임들. 지금 같으면 층간 소음 문제로 절대 못 할 DDR, 누구나 묘기 하나쯤은 부릴 수 있던 요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조심조심 오리던 종이 인형 등 여기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보기만 해도 그 시절이 자동 재생되는 추억의 아이템 속에는 작고 귀여웠던 우리만큼이나 작고 소중한 추억이 자리하고 있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던, 혹은 누구나 한 번쯤 해 봤던 것들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추억 여행을 떠나게 된다.
우리 그때 그랬잖아요!
지구상에는 아직도 풀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소독차 따라다니기. 그 시절 우리는 무엇이 그토록 신났기에 친구들과 소독차를 따라다니며 소리를 질러 댔을까. 왜 그랬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 그때 그랬잖아요.’ 하고 다정하게 말을 거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자연스레 ‘맞아, 맞아, 나도 저랬어.’ 무릎을 치며 공감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니 우리는 사루비아꽃을 따다 꿀을 빨아 먹었고, 잠자리, 개미, 콩벌레 등 온갖 곤충과도 사이좋게 지냈으니 친환경적인 삶을 살았음이 분명하다. 학교가 끝나면 왼손엔 리코더, 오른손엔 떡꼬치를 들고 피아노 학원이며 태권도 학원에 가기 싫다고 징징거리다가도, 학원 가기 전 그 짧은 시간을 알뜰히 활용해 땅따먹기며 소꿉놀이를 하곤 했다. 평소엔 천둥벌거숭이처럼 굴다가도 공개 수업 날만 되면 세상에 둘도 없는 모범생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친구네 집에 전화를 하기 전에 인사말을 반복해서 연습하던 예의 있는 어린이였다. 밀레니엄 버그로 지구가 멸망할까 봐 걱정하던 어린이는 어른이 되었지만, 이 책에는 따로 약속을 잡지 않아도 놀이터에 가면 만날 수 있던 친구들처럼 여전히 우리를 상냥하게 기다리는 소중한 추억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추억은 우리의 팍팍한 일상에 잠시나마 쉬어 갈 수 있는 쉼터가 되어 준다.
괜찮아요, 우리는 계속 귀여울 테니까!
이토록 귀여웠던 우리가 어른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도 귀여울까? 주위를 둘러보면 취업에, 직장에, 결혼에 온통 걱정거리에 사로잡혀 있을 뿐 귀여운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자신과 동시대를 살아온 청춘들이 품고 사는 고민에서 마찬가지로 자유로울 수 없는 작가는 ‘나, 잘 살고 있는 건가?, 혹시 내가 잊고 있던 소중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추억을 매개로 찬찬히 살펴본다. 물론 아무리 고민해 보아도 그 질문에 대한 뾰족한 답을 찾기는 어렵기만 하다. 오히려 아파서 조퇴를 해도 학교만 벗어나면 씻은 듯이 나았던 학창 시절의 폭신폭신했던 조퇴의 맛과 조퇴를 해도 회사에서 업무 카톡이 계속 오는 어른이 된 지금의 조퇴의 맛은 너무도 다르기에 현실의 쓴맛만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주문처럼 ‘그래서 어쩌라고!’, ‘모든 것은 원효 대사 해골 물이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는 작가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서 우리를 슬며시 미소 짓게 하고, ‘어쩌면 우리는 지금도 조금은 귀여울지 몰라.’ 하는 깜찍한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적에 생각했던 것만큼 훌륭한 어른이 되지는 못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때도 귀여웠고, 여전히 귀여우며, 앞으로도 귀여울 것이라는 작가의 별것 아닐 수 있는 말 한마디가 큰 위로로 다가온다.
저자 소개
자토 (글)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