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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꿈꾸는 초등 선생님들의 열정 일기
『어느 날 다행복학교에 발령받았습니다』는 부산 지역 혁신학교에서 근무했던 초등 교사 16명이 모여 쓴 에세이다. 책에는 부산다행복학교 6년간의 성장 과정과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이 담겨 있다. ‘다행복학교’는 ‘모두가 다 행복한 학교’라는 뜻의 부산형 혁신학교 이름이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다행복학교’로 5행시를 지었다.
(다)행복학교는
(행)복합니다.
(복)받으라고 생긴 학교입니다.
(학)생은 행복하고 선생님은 기뻐하고
(교)문을 들어오면 점점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영화, 「부산스럽다고? 부산답다고!」 190쪽)
2015년 10개의 학교로 시작했던 부산다행복학교는 6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63개로 확장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발전해 온 타 시․도의 혁신학교와는 달리 부산은 짧은 기간 안에 ‘부산스럽게도’ 많은 활동을 하며, ‘부산다운’ 혁신 교육을 꽃피웠다. 물론 준비에서부터 자리를 잡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희생과 노력, 갈등과 진통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책에는 이렇듯 혁신학교로 지정되기 위해, 그리고 혁신학교로 자리를 잡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과 갈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혁신학교는 게임 같아요. 하면 할수록 레벨이 올라가요. 무얼 해야 할지 막막하고 머릿속이 하얘지던 제가 요즘은 선생님들과 차 한 잔 마시며 웃는 여유까지 생겼어요. 좀 발전했죠?” (백점단, 「떠오른 얼굴들」 152쪽)
어느 날 다행복학교로 발령받은 교사들의 이야기
이 책은 부산 지역의 교사들이 썼다. 그들 중에는 우연히 다행복학교에 발령받은 교사도 있고, 교육 혁신을 모색하며 자진하여 다행복학교로 전근 온 교사도 있고, 다행복학교를 마치고 일반 학교로 전근을 간 교사도 있다. 또 학교와 마을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청으로 간 교사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가 있어, 독자는 다양한 입장에서 부산의 혁신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교직 첫해에 발령받은 곳은 다행복학교였다. 사회생활이 처음이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유치원은 아주 잘 돌아가고 있는데 괜히 내가 들어와서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그래서인지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공포에 떨었다. (김혜령, 「개인주의 교사의 다행복 유치원 발령기」 137쪽)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다행복학교를 찾아 떠나는 것이었다. 그곳에는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고 성장해 갈 동료 교사가 있을 거라 믿었다. 결국 눈이 예쁜 아이에게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주지 못하고 나는 다행복학교로 발령받았다.(차승희, 「실패를 풀다」 200쪽)
다행복교육지구 장학사인 나의 역할은 한 마디로 ‘학교와 마을을 잇는 것’이다. (정미화, 「답은 ‘마을살이’다!」 167쪽)
민주 시민이 주인이 다행복학교
부산다행복학교와 일반 학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민주적인 의사 결정 구조와 교육 주체의 분권화이다. 더 이상 교사는 관리자의 지시를 따르고만 있지 않으며 다모임을 통해 민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학생들도 자치 조직을 결성하여 학교의 일을 교사에게만 일임하지 않는다. 학부모도 교육의 주체로 나서며, 마을 공동체 또한 학생의 교육에 적극 개입하고 협력한다.
교육 전문가는 당연히 교사인 우리라고,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절히 활용한 수업이 마을 연계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마을교육공동체와 만남을 거듭하면서 자만에 빠진 우리 모습에 직면하고 부끄러워졌다. (김경희, 남수경, 남언영, 「나의 대천마을」 45쪽)
개인별 맞춤 수업으로 학습 격차 해소에 길을 열다
부산다행복학교의 궁극적인 교육 목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이다. 그래서 다행복학교에서는 점차 심해지는 학생들 간의 학습 격차를 줄이고, 개인별 특성에 맞춘 수업을 위해 수업 나눔과 전문적 학습 공동체, 돌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교사들은 수업 나눔을 통해 수업의 방향을 디자인하고 학생 한 명 한 명을 관찰한다. 관찰한 학생은 돌봄 프로그램을 통해 개별적 특성에 맞게 지도하며,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통해 지도 방안을 여러 교사가 함께 고민한다. 다행복학교에서는 한 명의 아이도 수업에서 배제시키지 않으며,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대전제를 세워 성적과 상관없이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꿈꾼다.
여섯 분의 선생님들이 관찰한 여덟 명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 속에는 평소에 미처 보지 못했던 아이, 잘할 것이라 믿고 넘어갔던 아이, 생각한 것보다 잘하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고맙게도 선생님들의 수업 관찰 덕분에 아이 한 명 한 명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박현미, 「여전히 시작」 99쪽)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책 뒤표지에 쓰여 있는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라는 말에는 다행복 교사들의 아쉬움과 함께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이 말에는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진실로는 그렇지 못했다는 후회와 아쉬움이 드러나며, 아직 모두가 행복하지 않았으니 그 날이 올 때까지 정진하겠다는 무거운 현실 인식과 굳건한 의지가 담겨 있다.
“다행복학교에 근무해서 다 행복합니까?”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갑니까?’라고 되받아 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이렇게 대답한다.
“다 행복하려고 다행복학교에 근무합니다.” (차승희,「실패를 풀다」 198쪽)
차례
들어가며
부산다행복학교, 어제를 기록하고 내일을 말하다 • 류현주
1. 함께 여는 목소리, 그 큰 울림
마음을 모아 지혜를 모아 • 오종열
근심 많은 교사의 학생 자치 엿보기 • 박은숙
나의 대천마을 • 김경희, 남수경, 남언영
2. 가르치는 교사에서 배우는 교사로
소화 불량에 걸린 교사, 치유의 길을 찾다 • 설경진
안전 학교행 10번 버스 • 문은주
여전히 시작 • 박현미
3. 스스로 주인 되다
회복적 생활교육과 만나다 • 조인실
눈길을 나눈 시간 • 김옥영
4. 이 땅이 모두 학교
개인주의 교사의 다행복 유치원 발령기 • 김혜령
떠오른 얼굴들 • 백점단
답은 ‘마을살이’다! • 정미화
5. 자라나는 부산다행복학교
부산스럽다고? 부산답다! • 하영화
실패를 풀다 • 차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