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사항

공지 사항

제1회 창비교육 동화 공모전 ‘이야기친구상’ 수상작 발표

2/27/2026

㈜창비교육에서 어린이들 곁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줄 이야기를 찾기 위해 마련한 제1회 창비교육 동화 공모전 ‘이야기친구상’의 심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수상자에게는 선인세를 포함한 상금 1,500만 원과 상패가 주어지며, 수상작은 창비교육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 수상자 및 수상작
김정민, 『가쿠와 의진』(대상)

 

■ 수상자 약력

김정민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으로 등단하여 『담을 넘은 아이』로 비룡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 동화 『조선 최고 꾼』 『환상 열차 이일호』 『해바라기 마을 아이』, 청소년소설 『삭제하시겠습니까』 등이 있다.

 

■ 심사위원
김다노(동화 작가), 김원아(초등 교사, 동화 작가), 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 심사평

어린이에게는 강아지나 토끼 인형, 호랑나비와 뭉게구름, 게임에서 만난 누군가도 친구가 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낮이나 밤이나 곁에 두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는 역시 책 세상에 사는 이야기 친구다. 책 세상에 들어가면 그동안 상상만 하던 이들이 친구가 되어주려고 문장의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야기 친구의 좋은 점은 늘 나만 만나고 내 마음만 살펴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쁜 이야기든, 슬픈 이야기든 책을 읽는 사람에게 다가가 그에게 맞춤이 되는 것이 이야기의 특징이다. 세월이 흘러도 책만 펼치면 언제든지 다시 살아나는, 단단하고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이야기 친구다. 한번 빠져들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재미를 나누게 되는 것이 이야기 친구다.

제1회 이야기친구상은 그러한 동화를 찾고자 했다. 심사위원들은 어린이들에게 오래 사귀고 싶은 좋은 친구를 만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심사에 참여했다. 여기에서 선정되고 출판된 작품이 헤어지자마자 또 보고 싶은 재미있는 친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총 466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어린이들의 이야기 친구가 되고자 하는 작가 여러분의 열정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만 첫 회이다보니 그림책, 동시, 자서전과 에세이 등 창작 동화 공모전으로 공지된 상의 성격에 맞지 않는 작품들이 일부 출품되어 그런 경우는 1차적으로 예비 심사를 통해 내려놓았다. 예비 심사를 통과한 154편의 작품을 2차 심사에서 검토하였으며 최종심에서는 4편의 작품을 살펴보았다. 최종심의 대상이 된 작품은 『누구나 무조건 재판』, 『우리 학교 욕 대회』, 『13장의 응모권』, 『가쿠와 의진』이다.

『누구나 무조건 재판』은 색연필 형제의 실종 사건을 다룬 추리 동화이면서 교실 안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유쾌한 법정 이야기이다. 누구 말이 맞는지 헤아리는 과정에서 교실 안의 여러 숨겨진 사정과 주인공의 면면이 드러나게 되고 관련자들의 각종 변명과 증명이 교차하는 가운데 사실과 거짓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하는 작품이다. 어린이들의 교실 생활을 되돌아보게 하는 흥미로운 작품이었으나 재판정의 긴장감을 끝까지 따라간 결과가 물건을 잃어버리지 말자는 단순한 지점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무엇이든 소송을 통해서 해결하는 문화가 팽배한 현실에서 소송의 형태로 다루어야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에 대해서 되돌아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일 너머의 관계를 다루는 작품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우리 학교 욕 대회』는 전교생 욕 대회가 열리게 된 어느 초등학교의 일을 다룬다. 이 대회를 계기로 욕설에 관심을 갖게 된 어린이들이 욕을 이해하면서 느끼는 복잡한 마음을 비롯해 욕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해서 망라하는 이야기다. 어린이의 언어 사용이 거칠어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혀 다른 방향에서 풀어나간 작품으로서 미덕이 있지만 결말이 가리키는 지점과 금덩이가 은유하는 부분이 애매했다. 어린이 독자가 이 책에서 제시된 수많은 욕을 어떻게 느낄 것인지, 대회라는 경쟁 구도의 팽팽함을 넘어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었다.

『13장의 응모권』은 아이돌 그룹에게 열광하는 주인공이 그들과 만날 수 있는 공연 티켓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한 친구로부터 우연히 해당 아이돌 그룹 이벤트의 초대권을 받게 되는 이야기다. 알고 보니 그 초대권은 각별한 개인적 사연을 지닌 사람에게만 배부되는 것이었고, 그 사연을 알게 되면서 가족의 의미,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이야기다. 어린이들의 관심과 맞닿은 아기자기한 전개를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야기 중반 이후의 긴장감이 약하고, 충분히 예상한 범위 안에서 이야기가 갈무리되는 점이 아쉬웠다. 이야기에서 결말의 카타르시스만큼 중요한 재미는 없다.

심사위원들은 논의 끝에 『가쿠와 의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 작품은 거의 백 년 전에 있었던 오사카 만국박람회 이후, 조선으로 옮겨와 전시된 가쿠텐소쿠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야기로, 시계방에서 일하는 정의진이라는 어린이의 실험과 도전을 다룬다.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혹독한 고문을 받고 말을 잃은 아버지의 딸로서 독립을 간절히 바라는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말하는 로봇을 만드는 이야기다. 경술국치일로부터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어른들은 너도나도 체념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지만 어린 의진이가 나서서 우리 민족의 염원을 만방에 알리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역사적 사실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지만, 그 틈에 새로운 상상을 불어넣어 생동감 넘치는 어린 여성 발명가를 만들어 냈다. 의진이 가족의 역사와 민족의 역사가 교차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구성이 탄탄하여 흔들림 없이 집중하여 읽는 재미가 있다. 인공지능의 활약을 목격하는 지금 시대의 어린이들에게 일제 강점기의 말하는 로봇 개발 이야기가 어떤 호기심과 감동을 안겨줄지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백 년 전이지만 어제 일어난 일처럼 느껴진다. 어떤 것은 많이 변했지만 어떤 것은 변하지 않았으며 그 가운데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의 용기임을 일러준다.

수상작을 쓰신 작가님께 진심 어린 축하를 드리면서 이번 공모전을 통해 확인했던 이야기 친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수상작을 통해 독자들의 열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귀한 원고를 투고해 주신 여러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건필하시기를 응원한다.

 

- 김다노 김원아 김지은(대표 집필)

 

■ 수상 소감

얼마 전 여행을 갔습니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설렘보다 낯선 장소에 대한 걱정이 앞섰고 여행을 시작해서는 다음 일정, 그 다음, 또 그 다음을 생각하느라 바빠 여행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습니다. 여행이 끝날 즈음에야 제대로 누리지 못했음을 깨닫고 아쉬움과 후회에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과거를 경험 삼아 과거가 될 오늘을 온전히 누리며 잘 살아내는 것입니다.

과거를 경험 삼아 나아가는 일 그것이 역사동화의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역사 속에 잘 알려진 위대한 인물들보다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은 무수한 사람들, 평범하지만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열심히 살았을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그럴 듯하게 상상하고는 합니다.

제가 과거의 일과 과거의 아이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두려움에 떨고, 용기를 내고, 서로 희망을 북돋우며, 작고 사소한 행복과 사랑을 나누고, 꿈을 품고 나아가는 마음은 과거나 지금 그리고 미래에도 변함없이 같기 때문입니다.

사실과 상상이 성기게 엮인 사이에 분명 틈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부족하다 하지 않고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창비교육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애정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는 글벗들과 제게 동화를 알려준 동화세상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제이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행복한 과거를 위해 조금 더 웃고 행복을 느끼며 혀 위에 올린 사탕처럼 오늘을 천천히 녹이며 맛보겠습니다. 보다 많은 과거의 아이들을 오늘의 아이들 곁에 세우기 위해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