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학교 가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상처 입기 전에 알아야 할 현명한 교권 상식

김택수 김현희 양지열 이상우
출간일
2/3/2021
페이지
224
판형
145*210
ISBN
9791165700492
가격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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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학교에 가기 싫어진 선생님들

우리가 ‘교권’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흔히 교권이 추락했다고 말한다.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사는 매년 늘어나고, 심지어 교권 침해 피해 교원을 위한 보험까지 생겨났다. 각 시도 교육청은 저마다 교권 보호 가이드와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동료들의 비보는 ‘교권’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내는 것조차 두렵게 만든다.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지.’ 부푼 기대를 품고 섰던 교단은 더 이상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교권은 정말 추락했을까? 이 질문에 저자들은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한국 사회에서 교권은 추락한 것이 아니라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니 ‘추락’한 것이 아니라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것이 네 명의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생각이다.

게다가 사회가 변하면서 교사의 역할과 위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교사 한 사람의 역량과 인성에 기대어 학생을 교육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식과 지혜를 습득할 수 있으니 공교육은 예전처럼 굳건한 지위를 지닐 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교권의 의미 그리고 교사의 달라진 역할과 권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러한 필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선생님이 이래도 돼요?”

교사도 사람이고, 시민입니다





가끔 우리 사회는 교사에게 많은 것을 바란다. 특히 교직(敎職)을 성직(聖職)처럼 여기는 시대 관념이 남아 있어서인지 교사를 향한 윤리적 기준이 유난히 높다. 가령 SNS 프로필을 우스꽝스러운 사진으로 바꾸거나 좋아하는 정치인의 글에 ‘좋아요’를 누를 때마다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선생님이 이래도 돼요?” “교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말을 듣는 현실을 봐도 그렇다. 사실 교사라면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하는 몫이기도 하다. 교사는 공인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교직을 바라보는 교사 집단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찌 됐든 일방적으로 한쪽의 책임만 묻기에는 애매하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교사도 교사이기 이전에 한 명의 사람이고, 시민이라는 점이다. 저자들은 교사를 향한 지나친 요구와 왜곡된 시선이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한다. 교사가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고 제대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학생들을 향한 시민 교육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민주 시민 양성’이라는 역할을 지닌 교사가 교권 보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교권 보호, 정말 법대로만 하면 될까요?”

욱하지 않고 현명하게 교사의 권리와 자존감을 지키는 법





뉴스나 지인을 통해 교권 침해로 힘들어하고 있는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일처럼 화를 내고 울컥하는 것과 달리 의외로 교권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교사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교권 침해를 당하고도 ‘나 때문에 괜히 학교에 분란을 만드는 건 아닐까.’ ‘이런 마음이 드는 내가 이상한 건가?’ 고민하며 주변에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끌어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교사 스스로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할까? 게다가 때로는 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끝나지 않는 갈등에 더 큰 상처를 받기도 하고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교사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들은 최소한의 법률 정보를 알려주는 한편,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수업 중 학생의 잦은 일탈로 힘들어 하는 선생님에게 안내장으로 학부모에게 상황을 공유해 과중한 책임을 나눠질 것을 제안한다. 방과 후에 연락하는 학부모로 인해 곤란한 선생님에게는 학부모와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만들 것을 추천한다. 그밖에도 학생선도위원회를 대비해 경위서나 기록 남기는 방법, 인터넷에 글 쓸 때 사이버 명예훼손 피하는 방법,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 학생을 상담실에 보내는 I-Message 화법 등 소소하지만 현실적인 팁은 선생님들이 교육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어 구체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대부분 남들이 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교사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들이다. 원격 수업 중 이상한 댓글 다는 학생, 방과 후에 연락하는 학부모, 수업 중에 불쑥 들어오는 관리자, 과자 파티 한다고 지적하는 동료 교사 등 직접 겪어 보지 않고는 그 고충을 이해하기 어렵다. 참다못해 불편함을 제기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될 거라는 두려움과 문제의식을 지닌 이가 나밖에 없다는 외로움에 교사는 점점 고립된다. 저자들은 자신이 직접 경험했거나 주변에서 들은 사례를 바탕으로 그런 고민을 안고 있는 교사에게 불편함을 느끼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위로와 걱정 말고 이야기해도 된다는 용기를 동시에 전한다. 교권 보호의 핵심은 ‘연대’라고 말하는 저자들의 메시지가 교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자 소개

김택수 (글)

인천발산초등학교 교사, 전국교사교육마술연구회 스텝매직 대표, 경인교육대학교 강사, 재외동포재단 해외 파견 강사. “수업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삶에도 마술 같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싶습니다.” 함께 쓴 책으로 『수상한 교육마술』, 『매직 티처의 마술 펑, 공부 펀』, 『교사 독립 선언 2』, 『4인 4색 수업 비타민』이 있다.

김현희 (글)

초등학교 교사. 교육망실대회 개최자
“교권을 지키는 것이 학생과 교사 모두를 지키는 길입니다.”
최근작: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양지열 (글)

법무법인 에이블 변호사.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법을 이야기로 쉽게 풀어 청소년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기자 출신의 변호사다. 중앙일보에서 8년간 사회부, 문화부 기자로 일했고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짧지 않은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 돈이 없고 마땅한 조언자가 없어 법적 곤란을 겪는 사람을 수없이 봐왔고, 펜만으로는 그 짐을 덜기가 힘들다는 생각에 사법시험에 응시해 늦깎이 변호사가 되었다. 기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각과 정밀한 법 이론을 조화해 민사, 형사, 가사의 폭넓은 송무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십대, 뭐 하면서 살 거야?』『헌법 다시 읽기』 『내가 하고 싶은 일. 변호사』 『법은 만인에게 평등할까?』 등이 있다.

이상우 (글)

경기 금암초 교사. 법학과 상담, 초등교육을 두루 연구한 교육관계 도서관의 결정판이자 자타공인 학부모 상담 및 생활교육 알파고. 늦깎이로 교직에 와서 9년째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학교 내 갈등이나 문제행동이 심한 학생을 만나면 이상하게도 흥분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문제해결 솔루션 덕후. 혼자가 아닌 교사 집단지성으로 교육 현장의 변화를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