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감이여

충청도 할매들의 한평생 손맛 이야기

51명의 충청도 할매들
출간일
8/19/2019
페이지
232
판형
170*200
ISBN
9791189228484
가격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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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인생 만렙 충청도 할매들, 늦깎이로 글을 배워 생애 첫 책 『요리는 감이여』 출간!

한글 학교에 다니는 충청도 할머니들이 손 글씨로 쓴 요리법을 책으로 엮었다. 본문에 나오는 “요리는 레시피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감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활용해 책 제목을 지었다.(68쪽 소고기미역국, 122쪽 옻백숙 참고) ‘김치와 장아찌, 국·찌개와 반찬, 요리, 간식’의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떡이나 된장처럼 지금은 흔해진 음식도 있고 병어볶음, 참외장아찌처럼 생소한 음식도 들어 있다.

여전히 받침 있는 글자는 어렵고 받아쓰기는 싫지만, 노래방에서 자막을 보며 ‘똑똑한 여자’를 부를 수 있고, 외국에 사는 자녀에게 편지를 쓰는 멋쟁이 엄마가 되었다는 이야기에 우리네 할머니 모습이 보인다. 



할머니, 봉사자, 청소년 3대가 참여한 세대 공감 인생 레시피

이 책은 충청남도 교육청 평생 교육원에서 진행한 ‘세대 공감 인생 레시피’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하였다.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워 요리법을 썼다. 여기에 중고등학생과 자원 봉사자가 재능 기부로 그림과 채록에 참여하였다.

학생들이 그린 요리 그림과, 할머니 캐리커처에 담긴 솜씨가 제법이다. 봉사자들은 할머니의 입말을 채록하였다. 질문할 거리를 만들어 여쭙고 녹음하는 과정을 거치며 할머니들이 쓰시는 충청도 사투리까지 꼼꼼히 받아 적은 덕분에 할머니들의 인생과 요리가 기록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요리는 감이여』 곳곳에 숨겨진 매력 포인트

이 책의 부록으로 ‘할머니가 알려 주는 사계절 제철 재료들’과 ‘할머니 요리어 사전’이 있다. ‘할머니가 알려 주는 사계절 제철 재료들’은 철마다 맛이 드는 재료를 골라 수록하였다. 한글 학교에서 그림을 배우고 계시는 할머니들이 직접 그림을 그렸다. ‘할머니 요리어 사전’은 할머니들이 쓴 단어 중, 생소한 것들을 모아 정리하였다. 특히 ‘넌칠넌칠’은 ‘넌칠넌칠 말고 다른 말은 절대 없다’는 할머니들께 재차 물었던 실제 채록 과정을 각색해 실었다. ‘건그레’(조리 도구)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말들도 있고 ‘근, 되, 말, 손’ 등 헛갈리기 쉬운 말들도 수록했다. 뒤표지 날개에는 ‘별미 요리 꿀팁’이 있다. 들깻잎튀김, 올망개묵, 늙은호박지짐이, 콩죽, 밤버무리 등 시중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할머니표 요리들을 뽑아 보았다. 



차례

1부 김치와 장아찌 

이순례표 질겅이장아찌

김연숙표 다시마 물을 넣은 총각김치 

이경분표 양배추물김치 

명옥선표 열무김치 

장인순표 오이소박이 

이묘순표 통배추겉절이

정정희표 참외장아찌 

정철구표 무장아찌 

조남예표 쪽파김치 

이유자표 배추김치 

최열순표 고추장아찌 

박산옥표 단무지 

김균순표 동지미 



2부 국, 찌개와 반찬

송명예표 소고기미역국 

신혜운표 소고기육개장 

조재용표 돼지배추김치찌개 

홍방자표 우렁된장 

김옥자표 고구마볶음 

윤춘화표 꽈리고추멸치볶음 

김송자표 민물게찌개 

엄점례표 병어볶음 

이예식표 계란찜 

최금순표 고등어조림 



3부 요리 

김입분표 돼지껍데기무침

최경희표 된장과간장

이순구표 찰밥 

윤인자표 옻백숙 

신언년표 닭볶음탕 

김미희표 호박잎쌈 

김정순표 콩국수 

김옥례표 메밀국수 

방정순표 된장아욱수제비

송희순표 추어탕 

김익한표 고추튀각 

박영자표 도토리묵 

방정자표 들깻잎튀김 

최순자표 두부 

정진희표 올망개묵 

정철임표 늙은호박지짐이

공숙필표 손만두 



4부 간식

김용선표 영양떡 

주미자표 식혜 

최봉화표 약밥 

민일덕표 콩죽 

황은지표 도나쓰 

우종순표 팥죽 

방재남표 술빵 

선우월광표 밤버무리 

강순분표 도라지차  

유복동표 수정과 

조순덕표 인절미 



부록

- 할머니가 알려 주는 사계절 제철 재료들

- 할머니 요리어 사전



추천의 글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기 우리 엄마들이 있었다. 어렸을 때 본 엄마 글씨를 닮은, 할머니의 마음이 자욱하게 눈에 들어왔다. 내 엄마는 바빴다. “찬일아, 엄마 일하러 간다. 찬장에 김치랑 감자 볶은 거 꺼내서 밥 먹어라.” 그 밥을 얻어먹으며 나는 자랐다. 세상에 나와서는 밥집에서 수많은 엄마들의 밥을 얻어먹었다. 어쩌면 나와 당신이란 인간은 엄마들의 밥상으로 채워진 존재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미원도 반 찻숟갈’ 하는 대목에서는 슬며시 웃음도 나온다. 무엇보다 여기 적힌 글들은 오랜 시간 검증된 레시피이기도 하다. 흔한 것은 그것대로 만만해서 해 보고 싶고, 흔하지 않은 것은 ‘도대체 이런 요리가 있었어?’ 하는 호기심에 만들어 보고 싶게 만든다. 알고 보면, 요리란 것도 이렇게 뚝딱하는 게 실팍한 맛을 내는 법.

그렇지, 저울 찾지 말고 감으로 해 보는 거지 뭐. 사실 우리 인생도 감으로 살고 있는 거 아닌가. 할머니들, 고마워요. 오래 사세요.                   


 - 박찬일, 요리사‧칼럼니스트



 

저자 소개

51명의 충청도 할매들 (글)

한글 학교에 다니며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글자를 알게 되니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도 찾을 수 있고, 직접 담근 ‘엑기스’를 병에 넣고 이름과 날짜를 써 붙일 수도 있어 좋다. 감으로 익혀 한평생 밥상에 올린 음식들의 요리법을 또박또박 쓰며 인생을 돌이켜봤다. 받아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자서전도 남기고 싶고, 편지도 쓰고 싶고, 시도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