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바다 덕분이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이지.”
― 생명력 넘치는 바다가 내어 주는 넉넉한 품
자연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울림 있는 서사로 담아내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 해나 골드. 데뷔작 『라스트 베어』로 영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 BBC 블루피터 베스트 스토리 상을 받는 등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그는 두 번째 장편 동화 『로스트 웨일』의 배경으로 생명의 보고, 미지와 신비의 공간인 바다를 선택했다.
엄마가 마음에 깊은 병을 얻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주인공 리오는 영국을 잠시 떠나 외할머니가 계시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보내진다. 침울한 마음으로 도착한 엄마의 고향에서 리오는 장엄하게 펼쳐진 태평양을 마주한다. 바다의 갖가지 빛깔, 대단히 힘센 무언가가 만들어 내는 웅장한 소리, 특유의 짠 내음과 수많은 생물들……. 리오는 오감으로 바다의 생명력을 느끼며 외로운 마음을 위로받고, 그곳에서 바다같이 넓은 마음을 가진 소녀 마리나를 만나 친구가 된다.
이 작품은 대도시의 삶에 익숙한 이들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전하면서 우리도 자연에 속한 존재이며 그 속에는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이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아울러 그 자연이 모험의 장이자 우리를 위안하는 너른 품임을 설득력 있게 형상화해 낸다.
“우리가 왔어. 우리가 널 구하러 왔어.”
― 기적은 작은 용기에서 시작한다는 감동적인 성장 모험담
엄마가 어린 시절 ‘화이트 빅’이라는 회색고래를 좋아했다는 걸 알게 된 리오는 그 고래를 찾아 엄마에게 소식을 전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면 엄마의 병이 빨리 나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마리나의 아빠가 운영하는 고래 관찰 투어에 참가한 리오는 극적으로 화이트 빅을 만나게 되고 그와 종을 뛰어넘는 우정을 쌓는다. 게다가 자신에게 고래 특유의 울음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리오는 고래 관찰 투어 팀의 일원이 되어 고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 나간다.
새끼를 낳기 위해 멕시코 연안으로 떠난 화이트 빅이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자 리오는 화이트 빅이 곤란한 상황에 빠진 것은 아닐까 걱정한다. 모두가 어찌할 줄 몰라 포기하려고 할 때 리오는 용기를 내 화이트 빅을 찾으러 가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떠난 항해에서 기적적으로 화이트 빅을 찾아 고래의 고통을 목격한 리오는, 앞으로 인간으로부터 온갖 위협을 받고 있는 바다 생물들을 위해 살아가리라 마음먹는다.
리오는 엄마를 걱정하느라 평범한 열한 살처럼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원을 품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끼는 소년이었다. 그러나 바다와 고래를 만나면서 리오는 자신을 옥죄어 오던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그동안 마음의 벽을 쌓고 오해했던 할머니와 화해하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뜻밖의 재능을 발견해 온 마음을 다해 제 역할을 해내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다짐까지 하며 리오는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해 간다.
“힘을 모으면 기회가 있을지 몰라.“
― 나눌수록 강해지는 연대의 힘
『로스트 웨일』에서 리오가 사는 세상은 우리의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버려진 그물과 플라스틱 쓰레기, 감각을 교란시키는 소음, 날로 따뜻해지는 기온 등 작품에 등장한 고래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 모두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마음 무거운 현실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바다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신비감과 위로 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의 필요성과 함께 연대의 힘을 보여 준다. 리오가 아무리 큰 뜻을 품고 바다로 떠난다 해도 혼자서 집채만 한 고래를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오의 제안에 동감하고 여정에 함께한 할머니, 마리나와 마리나의 아빠, 그리고 함께 바다를 수색한 많은 배와 동료들이 있었기에 기적이 잉태될 수 있었다.
이처럼 문학이 가진 힘으로 이끌어 낸 연대와 변화의 메시지는 큰 울림을 준다. 지구와 세상을 구한다는 말이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질 어린 독자들에게 『로스트 웨일』은 자연이 아직 우리 곁에 있다는 걸,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게 하는 응원의 책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해나 골드(Hannah Gold) (글)
어린 시절을 책과 동물,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여 보냈고, 어른이 되어서는 지구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나누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출간되자마자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첫 장편 동화 『라스트 베어』는 2022년 BBC 블루 피터 도서상과 워터스톤스 어린이 도서상을 받았고, 카네기 메달과 영국 도서상 후보에 올랐다.레비 핀폴드(Revi Pinfold) (글)
2010년 데뷔작인 그림책 『장고』로 북 트러스트 유아 도서상을 받았다(최고의 떠오르는 삽화가 부문). 2013년에는 그림책 『블랙 독』으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받았고, ‘해리 포터’ 시리즈 20주년 에디션에 그림을 그렸다.박다솜 (옮김)
서울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다. 책과 언어를 사랑해서 번역가가 되었다. 어린이 소설 ‘암호 클럽’(1~10) 시리즈를 비롯해 『애도 클럽』, 『매직 피시』, 『스피닝』, 『나다운 페미니즘』,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