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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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수상작 발표

1/2/2023

제2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수상작 발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응원하고 다양한 성장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 ㈜창비교육에서 제정한 ‘성장소설상’의 제2회 공모 심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알려 드립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대상 1,000만 원, 우수상 500만 원)과 상패를 드립니다. 수상작은 ㈜창비교육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며, 시상식은 2023년 1월 26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대상
수상자 및 수상작
이지애 『아빠를 조심해』
수상자 약력
1990년생. 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했다.


우수상
수상작 없음

심사 위원
김금희(소설가), 김민령(평론가), 서덕희(교사), 한영인(평론가)

심사평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공모에는 총 92편의 작품이 응모되었으며, 예심을 거쳐 『아빠를 조심해』 『너에게 하고 싶은 말』 『너의 종착지』 『소년들』 등 네 편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심사위원들은 우리 모두의 삶을 응원하고 성장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 제정된 성장소설상의 의미를 되새기며 오랜 논의 끝에 이지애의 『아빠를 조심해』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아빠를 조심해』는 ‘보호종료아동’ 혹은 ‘자립준비청년’이라 불리는 세 명의 여성 청년들을 통해 사회가 구성해 놓은 가족 제도와 정상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출발한다. 아버지로 대표되는 가족의 부재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치명적인 결함이나 결핍인가? 그러나 모든 아버지나 가족이 안온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는 없다. 폭력적이거나 무책임한 아버지란 유년 시절에 그늘을 드리울 수밖에 없고 그룹홈에서 자라는 여자아이들은 저마다 고단하고 슬픈 성장기를 통과한다. 이야기는 20대에 이른 주인공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온전한 자립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동시에 가족의 의미가 완전히 해체되어 재구성되는 과정을 탐색한다. 야간 알바를 전전하거나 미혼모가 되거나 쌍둥이 자매를 잃고 빚에 쪼들리거나, 세 인물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절망하거나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다.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서로에게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인물들은 이야기를 통과하는 동안 확실히 성장한다.
성장이란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삶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다. 따라서 소설 속 인물이 자기 앞에 놓인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시야를 확보하는지, 주변 인물과 얼마나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며 생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는지 보여 주는 것이 관건이다. 『아빠를 조심해』는 사회 초년생인 주인공이 낯선 세계를 만나고 부딪혀 깨지면서 세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 보는 과정을 제대로 보여 준다. 자립준비청년의 삶을 적절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되 다정함을 잃지 않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이며 담담한 상황 묘사가 이야기 읽는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100인의 심사단 역시 본심에 오른 작품 중에서 『아빠를 조심해』에 가장 많은 지지를 보냈다. 심사단에서는 이 작품을 두고 “이들에게는 성장이란 곧 생존”이라고 진단하며, “순수의 결정과 가장 닮은 삶을 적당한 거리에서 스며들듯 볼 수 있었다”는 의견을 주었다. 세 인물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감상도 『아빠를 조심해』를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수상자에게 축하를 전하며, 어려운 시기 장편 소설을 완성하며 한 단계 성장하였을 모든 응모자들에게도 응원을 보낸다.

수상 소감
제가 『아빠를 조심해』의 화자인 ‘민서’를 처음 만난 건 2019년 겨울이었습니다. 우연히 듣게 된 소설 창작 수업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민서의 이야기가 툭 하고 시작된 것이 처음에는 이상하고 신기했습니다. 치료 일을 하면서 겪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이 오랫동안 마음속 깊이 내재되어 길을 만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작물을 통해 드러난 마음을 관찰하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저는 소설 쓰기에 매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쓰는 일은 저의 내면의 갈등과 맞닿아 있어서 마음이 나아가지 못할 때는 번번이 글을 멈추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쓰고 멈추기를 반복하며 『아빠를 조심해』를 끝까지 썼을 땐 처음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 도착해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쓰고 싶어서 내 방식대로 쓰는 글이라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계속 써 나갈 것이라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당선 소식을 들으니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울음의 연유를 몰랐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큰 기쁨과 오랜 슬픔이 이유였습니다. 저에게 이렇게 의미 있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소설을 가르쳐 주신 홍희정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소설도 아니었던 짧은 이야기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지지해 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서로의 첫 독자가 되어 함께 소설 공부를 하고 있는 소윤 님, 수연 님, 혜경 님 감사합니다.
당선 소식에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준 나의 오랜 친구인 세영, 소현, 은영, 세희에게 고맙고 사랑하고 삶을 응원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늘 곁을 지켜 주고 사랑해 준 엄마, 동생,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이 년 전 돌아가신 아빠께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나 당사자가 아니어서 글을 쓰는 내내 조심스러웠습니다. ‘나였다면…’ 하고 미루어 짐작하여 쌓아 올린 마음들을 다듬어 세상에 내보일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100인 심사단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100인 심사단께서 심사에 참여해 주셔서 책임감으로 마음이 묵직해지면서도 든든했습니다. 지금처럼 마음이 머무르는 곳을 관찰하고 쓰라는 뜻으로 듣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민서에게 살아 있는 꽃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는 어른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01월 02일
㈜창비교육